고인이 된 증조모의 관에 증손주의 사진을 넣는 것은 옳은 일인가?
아내 : 여보, 이것 좀 보세요.
남편 : 뭔데요?
남편 : 뭐임? 뭔 2천 5백년 전 춘추전국시대임? 뭔 순장제도 부활임? 기괴하네?
아내 : 미친 것 아닐까요? 혹시나 해 입을까봐 애지중지하는 귀한 애기 사진을 불길하게 왜 입관하고 싶다는 거임? 당신은 이걸 해도 된다고 봐요? 우리 애기 사진을 관에 넣을 수 있어요?
남편 : 사실 난 별로 상관 없다고 생각해요.
아내 : 뭐라구요?! 우리 애기 사진을 관에 넣을 수 있다구요? 묫바람이라는 소리 못 들어봤어요? 혹시라도 귀신 들릴까봐 겁나지 않아요?
남편 : 난 이까짓 것은 정말 미신 나부랭이라고 생각해서요. 그리고 고고학적으로 봤을 때에도, 플라스틱 케이스나 캔 같은 것에 비닐로 밀봉하여 훼손되지 않게 잘 포장된 사진을 같이 넣으면 후대에 발굴했을 때 유구의 주인이나 묘소의 역사를 추적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혹여라도 후대의 학자들이 발견했을 때, 히스토리가 더해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정도의 가치 밖에 없어서. 그런데 만약 아기의 친부모가 찝찝하다고 여겨 반대한다면 억지로 강요해서는 안되는 문제라고는 생각해요. 근데, 돌아가신 분이 아무리 증손주를 사랑했다 한들, 제 몸 아파 낳은 자식보다 소중히 여겼을까요? 증손주 보다는 친아들인 아버님 사진을 넣어 같이 입관시키는 편이 훨씬 나을 것 같은데요. 음... 나라면 뭐, 2천년 치 족보를 신줏단지 마냥 들고 계시고, 유자의 법도와 공맹의 도리를 진리로 여기며 살아오신 분들이니 절대로 그러실 일은 없겠지만서도, 만약 내 부모님이 내 자식 사진을 정히 관짝에 넣겠다고 하시면, 차라리 내 사진을 대신 넣어 드리겠소. 기왕이면 멋지게 뽀샵까지 해서, 여러 장 각도별로 멋들어지게 찍어서, 예쁘게 비닐로 고압 밀봉 포장을 해서.
아내 : 나는 그것도 동의할 수 없어! 당신도 내겐 소중한 가족이에요. 정 사진이 필요하시다면, 아버님이나 어머님 본인의 사진을 사용하라고 하셔요. 당신의 사진도 사용 불가합니다.
남편 : (찌잉...감동...) 그런데, 참으로 해괴한 일이다. 정말, 나라가 망조가 들려나? 하다하다 무슨, 관에다 애기 사진을 넣는대...? 보통 전통적으로 생전 좋아하시던 옷을 입고, 아끼시던 물건을 함께 넣어 부장하는 풍습이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모든 제례법에서도 부장품은 '반드시 인간의 형태를 띄지 않는 것에 한한 물건'으로 한정하고 있는데! 사진을? 그것도 살아있는 사람 사진을...? 이야...역시 샤머니즘 대한민국!
아내 : 나 같으면, 염 할 때 아기 사진을 시조모님 품에 넣고, 몰래 염하시는 분께 사례금 봉투 좀 찔러드리며 사진은 마지막 과정에서 세게 묶을 때 시신을 올라타면서 어쩔 수 없이 가려지잖아요? 그때 살짝 빼돌려서 내 손에 꼭 쥐여질 수 있도록 돌려달라고 딜을 치는 수를 썼을 것 같아요.
남편 : 아이고, 제갈공명 납셨다...! 대단한 계략입니다. 세상 살이가 왜 이렇게 골치가 아프다냐... 세상에 미친 놈들이 많다 보니, 정상적으로 살아가려면 그만큼 머리 회전과 비용이 들어가는구나...
댓글 반응
- "시아버지 사진 넣자고 해라. 아무렴 시할머니 입장에서 증손보다는 자식 사진이 더 좋지 않겠냐"
- "듣다 듣다 저런 해괴망측한 소린 처음 듣는다"
- "망자의 부장품과 껴묻거리가 무슨 의미인지 모르나"
- "미친 짓도 적당히 해야지 어휴"
- "시할머니 자녀들 사진을 넣어야지"
- "염하는 거나 입관하는 거 끝까지 다 지켜봐라. 말로만 안 넣겠다고 하고 몰래 넣을 수 있다. 장례식 후에는 거리 두고 살아라"
- "그거 할머니 따라가라는 소리다. 어디서 그런 짓을 하냐"
- "장례식 업체에 따로 전화해서 막아달라고 해봐라"
유교국가 조선이 형님으로 깍듯이 모시던 명나라를 병신취급하게 된 사건
때는 세종대왕 시절 1424년 8월 12일, 중국 명나라 황제 영락제가 붕어하게 된다.
근데 영락제가 황릉에 묻힐 때, 명나라 황실은 황제의 후궁과 궁녀 30명을 함께 순장시켜 버린다.
게다가 여기엔 조선인인 한씨, 강씨도 포함되어있었다.
황제가 죽자 순장된 궁녀가 30여 명이었다. 죽기 전에 모두 뜰에 모아놓고 음식을 먹인 다음 함께 마루로 끌어올리니 울음소리가 전각을 진동시켰다. 마루에 작은 나무평상을 놓아 그 위에 세워놓고 머리를 올가미에 넣은 다음 평상을 떼어버리니 모두 목이 매여 죽었다. 한씨가 죽을 때 유모 김흑에게 말하기를 "낭(娘)아, 나는 갑니다. 낭아, 나는 갑니다"라고 했다. 그 말을 마치기 전에 곁에 있던 내시가 평상을 빼자 최씨와 함께 죽었다.
―『세종실록』 26, 6년 10월 무오조
이러한 사실에 조선 조정은 엄청난 충격과 분노에 빠졌다.
심지어 '허조' 라는 관리는 "허수아비를 가지고 순장해도 대가 끊긴다는 건 어린애들도 다 아는 사실인데 명나라가 황제의 장례식을 치를 때 순장을 한다니 대국이라도 본받을 것이 못됩니다." 라고 격렬하게 비판했다.
여기서 허수아비로 순장한다는 것은 공자가 "순장용 허수아비를 만든 놈은 반드시 대가 끊길 것이다!" 라며 장례식에 사람 비슷한 것조차 묻으면 안 된다는, 공자의 순장에 대한 혐오감을 인용한 것이었다.
비록 이 허조라는 사람 자체가 말할 때 필터링을 안 거치는 독설가였던 걸 감안해야 하겠지만, 명나라를 대놓고 비판했는데도 반론이 나오지 않은 것은, 순장이라는 사건 자체가 조선 입장에서는 도저히 옹호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조선은 유교와 성리학을 근본으로 하는 국가였고,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기도 전에 고구려, 백제, 신라가 모두 순장을 폐지했는데, 본인들이 상국으로 여기던 명나라에서 순장을 해버렸으니 그 충격과 분노가 참으로 엄청났던 것이다.
이 영락제가 바로 그 "자기의 양기가 쇠하여 젊은 내시와 간통한 것인데, 누구를 허물하느냐." 사건의 주인공이다.
(이 비실비실한 황제 고자쉑! 일명 후궁인 나, 시원찮은 조빱 황제랑 어리버리 뒹구느니, 기운찬 내시랑 시원하게 바람피다 당당하게 처형당하겠노라! 사건)
《세종실록》 26권, 세종 6년 10월 17일 무오 2번째 기사 중국에 뽑혀간 한씨 등이 대행 황제에게 순사함을 사신이 말하다
한국고전종합DB 모바일
사신이 말하기를, “전후로 〈중국에〉 뽑혀 들어간 〈우리 나라 여자〉 한씨(韓氏) 등이 모두 대행 황제(大行皇帝)에게 순사(殉死)하였다.” 하였다. 이보다 앞서 상인(商人)의 딸 여씨(呂氏)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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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명나라의 황가였던 주씨(朱氏) 일가는 천년도 더 전에 사라진 순장 제도를 왜 갑자기 부활시켜버린 것인가?
그것은 그들의 집안 근본이 본관조차 없는 성씨로서 사람답게 취급받지 못하고 일종의 가축이나 노동 자원으로 여겨졌던 소작농 농노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원래부터 사람 취급을 받고 살지 못했기 때문에, 타인의 목숨 또한 그렇게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경영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국가의 운영에 출중했을 지언정, 사람을 대함에 있어 사람답지 못한 행동을 보이면 후대의 평가는 냉혹하고 엄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왕재(王材), 용손(龍孫)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가?
하늘이 내려주는 것인가?
아니면 조상님이 점지해 주는 것인가?
사람이 사람다운 짓을 하고, 타인이 우러러보는 행동을 하고, 모두가 칭찬하고 박수치는 행동을 하는 곳에서 리더십이 나온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은 대개 '올바른' 일일 가능성이 높다. (종종 아닌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스스로가 올바른 행동을 하고 있는지 자문자답하며, 올바르고자 노력해야 한다.
과연 돌아가신 증조모님이, 자신이 죽으면 그렇게 아끼고 사랑했던 증손주의 사진을 저승길 동무로 관짝에 넣어 데려가고 싶어하셨을까?
진짜 그렇게 생각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사실, 곰곰이 생각해 볼 가치도 없을 정도로 너무 쉬운 문제이다.
무식한 자식을 두면 자손 만대가 두고두고 고달픈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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