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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펌] '그냥 딱 보면 보이는 거 아냐?' 자폐인에겐 어려울 수 있는 이유

by lovelykorean 2025. 4. 15.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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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펌] '그냥 딱 보면 보이는 거 아냐?' 자폐인에겐 어려울 수 있는 이유

    자폐는 워낙 다양한 연구가 있어서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없지만 '뇌의 예측 시스템'과 연관짓는 관점이 있다고 합니다.

    감각 정보를 뇌가 어떻게 처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이 원리가 자폐랑도 맞물리는 부분이 있어 흥미롭습니다.

    먼저 예측이란 무엇일까요?

    만약 바람이 부는 날, 창문을 열어두고 방에서 뒹굴고 있는 상황을 떠올려 봅시다.

    그런데 느닷없이 뒤에서 탕!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뭐가 떨어졌나?'

    '풍선이 터졌나?'

     

    뇌는 1초도 안 돼서 이런 가능성들을 쫙 돌려봅니다.

    그리고 제일 개연성이 높은 걸 선택해서 '문이 닫혔군.' 이라는 선택지를 가장 가능성 높은 가정이라고 받아들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요?

    → 우리 뒤에 문이 있었고,

    → 문 닫히는 소리를 과거에 여러 번 들었고,

    → 지금 상황에 그 경험들을 끼워 맞춰서

    → 뇌가 자동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우리의 뇌는 무의식적으로 하루 종일 이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과거에 경험한 기억, 감각, 감정들을 바탕으로 지금 들리는 소리와 눈앞의 장면을 해석해 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세상을 '그냥 보면 보이고, 들으면 들리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우리 뇌는 단순히 감각 자극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위와 같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때그때 '추측'하고, 그걸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뇌야 고마워!)

    우리가 글을 읽을 때도 뇌는 문장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다음에 나올 단어를 예측합니다.

    그래서 단어가 조금 틀려도 의미를 파악할 수 있고, 문장이 길어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글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건으로 가득한 세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뇌의 기본 모드를 '예측'으로 보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야 비로소 세상을 안정적으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기일 때부터 엄마, 아빠를 보면서 눈‧코‧입처럼 반복되는 시각 패턴을 익힙니다.

    '아, 이건 자주 보이는 무언가구나', '중요한 존재구나' 하고 뇌는 점점 개념을 만들어 갑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다음에 뭘 볼지 뇌가 예측을 세우는 과정입니다.

    '또 저 형태(얼굴)가 보이겠지', '저기 있는 건 전에 봤던 얼굴이 방향만 살짝 달라진 거구나', '이 소리가 나면 저 사람이 오는 거였지'

    이런 식으로 반복된 감각에서 예측을 할 수 있고, 예측이 맞으면 규칙을 습득하고, 범주화를 하게 됩니다.

    그렇게 점점 '엄마', '사람 얼굴' 같은 식으로 유사성을 찾아 개념이 확장됩니다.

    그런데 만약... 아기가 이런 패턴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의 얼굴'이라는 개념도 생기기 어려울 거고, 얼굴이 다른 사물과 무엇이 다른 지조차 구분하기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인간에게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무관심하면 보호자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아 유대가 약해지고, 부모를 흉내 내지 않기에 자연히 언어 학습이 어려워질 것이고, 언어가 없으니 적절한 개념체계를 발전시키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아기는 뭔지 모를 감각 입력의 끊임없는 흐름 속에 놓이게 됩니다.

    뇌가 개념을 형성하지 못하면 세상은 마치 수많은 무작위 감각이 끝없이 쏟아지는 혼돈 상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그림을 축구공이라고 인식하지만, '축구공'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람에게 이 그림은 찌그러진 오각형 몇 개가 그려져 있는 무의미한 시각 자극일 뿐입니다.

    뇌 과학자 리사 펠드먼 배럿은 이 지점에서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자폐인의 세계는 바로 이 '예측이 없는 상태'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으로부터 감각이 쏟아지듯이 들어오는데, 그 안에서 어떤 게 중요한 정보인지, 어떤 게 패턴인지 알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론입니다.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템플 그랜딘이라는 자폐인 동물학자가 있습니다.

    동명의 영화도 있습니다.

    이 분은 어릴 때 개랑 고양이를 구분하는 게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느 날 닥스훈트를 보고 고민했습니다.

     

    "크기가 크면 개, 크기가 작으면 고양이인데... 근데 얘는 왜 고양이가 아니지...?"

     

    우리는 크기나 색깔이 달라도 그냥 보면 딱 "개 같다", "고양이 같다" 하고 바로 감이 옵니다.

    그런데 자폐인은 이런 '느낌적인 느낌'이 바로 안 와서, 하나하나 머리로 따져가며 구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사람들은 세상을 바라볼 때 '작은 구멍으로 밖을 보는 것 같다', '늘 버퍼링 걸린 것 같은 느낌' 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경증도 있지만 자폐의 다수는 지적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자폐 스펙트럼에 편차가 큰 이유도 이 예측 시스템의 오류 정도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형광등 깜빡임이나 냉장고 소리처럼 우리에겐 사소한 배경음 같은 소리도, 자폐인에겐 '탕!' 하고 갑자기 터지는 자극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자폐인은 이 소리를 예상하거나 걸러내지 못해서, 매번 처음 듣는 것처럼 낯설고 강하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도 우리는 경험과 예측을 기반으로 집중해야 할 사람과 환경을 인식하고 구분해 나머지 감각들은 무시할 수 있지만, 자폐인에게는 이것이 압도적인 감각으로 한꺼번에 다가오게 됩니다.

    자폐 스펙트럼에는 고기능 자폐도 존재합니다.

    흔히 알고 있듯 이들 중 일부는 체계화(systemizing) 능력이 뛰어나, 특정 분야에서 깊은 몰입을 보입니다.

    수학, 기차 시간표,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논리적이고 정형화된 분야에 몰입하는 경우가 많고, 예측 가능한 구조 안에서 안정감을 느낍니다.

     

    혼돈 속의 세상에 있기에 자신이 예측 가능한 시스템에 몰두할 때 편안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반복적인 움직임이나 일정한 리듬을 가진 행동을 통해 불안을 진정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몸을 흔들거나 손끝을 계속 움직이는 것처럼, 자신만의 규칙적인 패턴 속에서 안정감을 찾는 방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패턴을 파악해서 예측한다'는 기능은 사회적 상황을 해석할 때도 똑같이 작동해야 하는 능력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물리적 현실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규범이나 약속, 상징, 역할, 감정 같은 것은 비가시적인 개념이고 복잡합니다.

    게다가 이건 시대마다, 상황마다 또 달라집니다.

     

    명예나 신뢰 같은 개념은 실제로 손에 잡히는 게 아니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 큰 대가를 치르기도 합니다.

    또 종이를 찍어서 "이건 만 원짜리라고 하자"라는 사회적 약속을 하면 실제 가치를 지닙니다.

    디자인, 패션, 예술도 마찬가지입니다.

    형태나 색을 넘어서 그 안엔 문화적 코드나 사회적 맥락이 담겨 있습니다.

     

    인사는 해야 하지만 친하면 생략하기도 하고, 존댓말은 써야 하지만 가까운 사이에선 반말을 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개념들은 누군가에겐 직관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폐 스펙트럼에 있는 사람들은 단순히 '사회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이처럼 추상적인 규칙이나 상징을 이해하고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우리는 흔히 생각과 감성을 구분하지만, 둘 다 예측하는 뇌의 작업이라는 점에서 뿌리가 같습니다.

    예측 가능한 김밥을 좋아하는 우영우

    소리, 빛, 몸의 느낌 하나하나가 전부 낯설고 매번 해석해야 하는 일인데, 그런 상황에서 보이지 않는 사회적 신호까지 알아차리기란 너무 벅찬 일일 것입니다.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 자폐인이 감정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왜 우리와 다른 것처럼 보일까요?

    그건 감정이라는 것도 단순히 '저절로' 느끼는 게 아니라, 뇌가 몸 안과 밖에서 들어온 감각을 바탕으로 그게 무슨 느낌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의미를 붙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기분이 좋다', '불쾌하다'라는 식의 신체적 느낌(정동)은 존재합니다.

     

    다만 현대인이 일상에서 말하는 감정은 이걸 넘어서는 개념입니다.

    '섭섭하다', '뭉클하다', '민망하다', '짜증 난다' 등과 같은 감정은 사회적 맥락과 언어를 통해 배운 결과입니다.

     

    왜냐면, 뇌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화남 회로'나 '기쁨 회로' 같은 건 없었기 때문입니다.

    '분노'야, 어디 있니...?

    대신 뇌는 과거의 경험을 시뮬레이션하고 '이럴 땐 기쁜 거야', '이럴 땐 빡치는 거지' 하고 감정을 구성합니다.

    이런 감정 구성은 신체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감정 어휘가 많을수록, 뇌는 더 세밀하고 정밀하게 상황에 맞는 반응을 만들어 신체 예산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즉, 감정 또한 뇌가 학습하고 체계화한 구성물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인들만이 구성하는 감정의 개념들

    그래서 자폐인은 감정 구성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감정 개념을 내면화하지 못해서 아무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우리가 아는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 1줄 요약 : 우리의 뇌는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해서 세상을 구성하는데, 자폐는 이 시스템과 관련 있을 수 있다.

    물론 자폐를 이 이론 하나로 다 설명하긴 어렵겠지만, 예측이라는 뇌의 작용을 이해할 때 이 관점은 꽤 많은 연결고리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세상의 바깥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익숙했던 것들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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