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쑥을 본 적이 없는 뉴스 기자님

평생 쑥을 본 적이 없는 뉴스 기자님

어쩌다 구글 메인 화면에 뜨길래

이런 뉴스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흠! 그렇군!

그런데 별 생각없이 내리다 보니

첨부된 사진이 뭔가 이상했습니다.

그래픽=김경아

뉴스 기사 댓글에는

기사 내용이 헛소리로 가득 차있고

특히 이미지 맨 아래 마지막 부분

"쑥"의 이미지가 전혀 다른 식물이라며

기본적인 팩트 체크도 하지 않고

기사를 작정하였느냐며 분노한

구독자들의 댓글이 가득 달렸습니다.

물론 저는 사이트 가입이나 구독을 안 했으니

아무런 댓글도 달지 않았지만,

며칠 지나면 알아서 어련히 기사를 지우거나

정정 보도 기사를 내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며칠 뒤에 우연히 다시 들어가 본

언론사 페이지 해당 기사는 댓글란이 막히고

기존 댓글들도 모두 삭제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았습니다.

저 마지막 사진은 무슨 식물일까요?

쑥대밭!

우리가 쉬이 뜯어 국도 끓여 먹고 떡도 해먹는 쑥. 쑥은 의외로 약간의 독성을 지니고 있고 번식력이 강한 유해식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사람의 손으로 제초하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이 불어나 주변 생태계를 모조리 아작내는 무시무시한 식물입니다.

쑥을 어린 순인 상태일 때 제때 캐내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이렇게 됩니다. 부드러웠던 하단부 큰 줄기는 목질화가 진행되어 손톱으로 끊을 수 없이 단단해지며, 키가 1m 이상 높이 자랍니다. '쑥대밭'이란 무언가가 외부의 힘으로 인해 망가진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를 하지 않아 쑥이 곳곳에 퍼지고 쑥대가 높이 자라 다른 작물의 생장을 방해할 정도로 방치된 지 오래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럼 이건 뭔데? 이건 너무 대놓고 쑥이 아니잖아? 전혀 비슷하게 생기지도 않은데요! 님 눈에는 이게 같은 식물로 보여요? 그래픽 기자님이 평생동안 도시 아스팔트 위에서 내려와 본 적이 없는 핑프 공주마마 님이라서 쑥이 뭔지 모르시나 보다! 걍 다 초록색이라서 '대충 쑥이겠지' 싶어서 막 같다 붙여 넣은 건가요? 딱 5초 투자해서 네이버 렌즈 검색이나 구글 이미지 검색만 해봤어도 이 사진이 여기 들어갈 일은 없었을 것 같은데요!

이것은 '까치수염'이라는 식물입니다. 개꼬리풀이라고도 부르며, 어린순은 무쳐서 먹을 수 있습니다. 근데 기자님들, 사진 식약처랑 산림청에서 퍼왔다면서 어떻게 식물동정을 틀릴 수가 있어요? 기자님들이야 사회 초년생 초짜 젊은이들이니 틀릴 수 있다고 이해하겠는데, 편집장님은 이거 읽어 보지도 않고 그냥 올려도 된다고 허가해 주셨어요?

산행 초보자의 무분별한 식물동정은 위험한 게 맞긴 해요

곰취나물 VS 동의나물 초보자 마스터 구분 구별 방법~ 산나물 중독사고 곰취 동의나물독성 산남자 약초 나물 버섯 산행 항암 자연 건강 ! 산남자Tv

곰취랑 동의나물은 실제로 분간이 어려워 중독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나물이긴 합니다.

미국자리공 역시 뿌리에 강한 독성을 가진 독초이지만 인삼, 도라지, 더덕과 비슷하게 생겨 많은 중독사고를 내고 있는 외래종 식물입니다.

또한 은방울꽃은 산마늘과 다르게 냄새가 없어 모양이 비슷해도 분간하기 쉬운 편이지만, 뿌리부터 줄기, 잎, 꽃까지 전체에 먹으면 죽는 알칼로이드성 맹독을 가진 식물이기 때문에 프로가 아닌 이상 자신과 가족의 목숨으로 동정실력을 실험하지 맙시다.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 중요한 정보를 널리 알리려면, 우선 팩트를 확인하여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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