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질 못한다고 애인 어머니한테 패드립 들은 여자.jpg
젓가락질 못한다고 패드립 들은 여자.jpg @ddolking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나요? 젓가락질 잘 못해도 밥 잘 먹어요! 어느 부부의 대화
아내 : 여보, 젓가락질을 꼭 예쁘게 해야 할까요?
남편 : 기본적인 가정교육이죠. 외국인도 아니고 한국인이라면, 기본적인 소양인데. 혼자 있을 때야 어떻게 쥐고 먹건, 남들 앞에서는 최소한 점잖게 보기 좋게 쥐고 먹는 법을 배워둬야죠. 저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쥐는데, 제 어머니께 배운 방식으로 집어요. 우리 외삼촌도 주먹쥐기로 집으셨다가 해외 파병 나갔다 오신 참전용사 외할아버지한테 두들겨 맞고 고치셨대요.
아내 : 꼭 그렇게까지 고쳐야만 해요? 저도 어릴 때 괴상하게 쥐고 먹었다가,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친정 어머니의 젓가락 쥐는 법을 보고 어느 순간 스스로 깨달아 고쳐 쥐었어요. 어릴 적에 따로 누군가 지적해서 가르쳐주지 못해서 이상한 모양으로 젓가락을 쥐는 것이라면, 조금 다른 모습으로 쥐는 것도 넉넉한 마음으로 허용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를 보면 조선시대에는 곱표 젓가락질도 나무라지 않았대요.
남편 :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아내 : ??
남편 : 당신, 혹시 우리 연애하던 시절, 장인어른께 내가 처음으로 인사드리러 간 날이 기억나나요?
아내 : 엄... 별로 잘 기억나지 않는데요.
남편 : 그날, 장인어른은 정말 과하게 어색하리만큼 저를 관찰하셨어요. 특히나 젓가락질을요. 식탁에 음식을 신경 써서 배치해 두시고, 내가 어떻게 음식을 집어먹나, 사소한 식사예절에 어긋나게 행동하지 않나, 음식을 흘리며 먹지는 않나, 얼마나 철두철미하게 관찰하셨다구요. 뚫어져라 쳐다보시는 장인어른의 시선이 신경 쓰여 밥이 목구멍에 넘어가질 않았어요. 주도(酒道)는 똑바로 배웠는지, 술버릇은 어떤지 알아보시려고 술도 못하시는 어르신이 계속해서 권주(勸酒)를 하셔서 난감할 정도였다니까요.
아내 : 엣... 우리 아버지가 그 정도로 당신한테 불편하게 굴었어요? 요새도 그래요?
남편 : 아뇨. 그날 딱 하루만 그러셨어요. 전 당연히 이해해요. 생전 처음으로 만나보는 '딸의 남자친구'라는 사람인데, 얼마나 경계스럽고 의심스러우셨겠어요. 나 같아도 내 자식이 애인이랍시고 누군가를 데려오면 '이 자식이 사람 구실은 똑바로 하는 인간인지' 알아보려고 온통 날과 촉을 세운 채 예민하게 굴어댈 걸요?
아내 : 결론은...'젓가락질은 중요하다'?
남편 : 당연합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어요. 내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데려왔는데, 처음 보는 어른 앞에서 젓가락질을 엉망으로 하면서 식탁 위에 온데 만데 음식을 칠칠 흘려대면 그 꼴이 보기 좋겠어요? '어머나,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애인 것 같은데, 젓가락질도 제대로 못하는 애가 살림이나 제 앞가림을 제대로 할까?' 싶지 않겠어요? 젓가락질은 그 사람의 정신상태와 생활 수준을 판단하는 좋은 기준이 된답니다.
아내 : 그건... 그러네요.
남편 : 시댁이나 처갓집은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자리이고, 아무리 편해도 어느 정도의 선은 지켜야 하는 장소예요. 그런 곳에서 젓가락질을 엉망진창으로 한다? 온데 문신하고 콧구녕에 코뚜레 피어싱 하고 귀에 사슬로 연결한 채 장모님이나 시어머니 만나러 가는 거랑 뭐가 다른가요?
아내 : 당신이 옛날에 그러고 다녔다면서요? 얼굴에 사슬 치렁치렁 달고 다니고, 막 시커멓게 그림도 그리고 다니고?
남편 : 어릴 적의 치기였지요. Rock Spirit! 그로울링! GRRRR! 그롸롸롸롸!
아내 : 옛날 사진 보여줘요. (대충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를 뛰어넘는 데스메탈 괴물) 하아... 곱상하고 지적이고 듬직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만약 당신이 첫 만남에 이런 꼴을 하고 있었다면 절대로 당신을 좋아하게 될 일이 없었을 거예요.
남편 : 레인보우 색깔 탈색 염색 머리에 펑키 헤드에 얼굴은 시커먼 헤나 그림칠에 입술에 귀에 쇠사슬 주렁주렁 달고 다니고 온몸에 해골 그려져 있는 구멍 뚫린 넝마주이를 입고 다녔으니, 당신 취향이랑은 사뭇 달랐겠지요. 하필 갑자기 니켈 알레르기 쇳독이 오르기 시작해서 몸에서 모든 금속을 제거하고 모낭염 때문에 염색 머리도 빡빡 밀어버리고 옷도 단정하게 입고 다니던 몇 달 안 되던 시절에 당신을 딱 마주쳤으니 운명도 이런 운명이 어딨을까요.
아내 : 성실하고 듬직한 남자인 줄 알고 만났는데, 알고 보니 망나니에 허리까지 부러진 부실한 남자였어. 이건 사기 결혼이야!
남편 : 이미 예쁜 자식을 낳아버렸으니 결혼 물리고 달나라로 돌아가실 수는 없답니다, 달나라 선녀님.
아내 : 내 인생은 망했어! 망해버렸어!
아내 : ...싶다가도.
남편 : ?
아내 : 우리 애기를 보면.
남편 : (뭔 소릴 하려고?)
아내 : 잘생긴 당신 유전자랑 내 유전자랑 어쩌다 궁합이 잘 맞아서 저렇게 예쁜 게 태어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남편 : ㅎㅎㅎㅎ
아내 : 흠흠, 솔직히 살면서 당신 말고는 '우와, 잘 생겼다' 생각이 드는 남자를 만나본 적이 없기도 하고.
남편 : 나는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내 꿈에서나 그리던 이상형이 눈앞에 나타났길래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을 못했었는데.
아내 : 만약 당신 말고 딴 남자랑 결혼했다면 지금 우리 애기만큼 이쁜 애기를 만들 수는 없었을 것 같긴 하고.
남편 : 그건 인정! ㄹㅇㅋㅋ
아내 : 만약 내 삶에 목적이 있다면, 내 삶에서 가장 잘 해낸 것, 내가 성취해 낸 것들 중에서 가장 의미 있고 귀한 것이 있다면, 내 자식을 저렇게 이쁘고 똑똑하게 낳아낸 것이 아닐까? (진지, 뿌듯)
남편 : 으이그, 팔불출! 어디 가서 남 듣는 데서는 그런 소리 하지 마요. 고슴도치 제 새끼 함함한다고 욕 먹어요!
??? : "밥을 20분 이상 먹으면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 인방 시청자들 광역 긁기 도발한 전소민.jpg
태생부터 장군감인 아들의 재능을 인증한 디시인.jpg
[족보 가격을 물어본 사람] 요즘 족보 보통 얼마에 사냐?
백혈구가 침입자, '항원'을 공격하는 모습.gif
'재미있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식 화장을 벗은 카디비 얼굴의 반전 (50) | 2024.11.25 |
---|---|
용접공이었던 아버지가 갑자기 학교에 온 이유.txt (47) | 2024.11.25 |
[명예] 타이타닉 호 침몰사고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노부부의 죽음.gif (29) | 2024.11.24 |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컴플레인에 대처하는 방법 (54) | 2024.11.23 |
하와이에서 맥도날드 화장실에 갇혔는데 토속신이 강림해서 구해준 사연 (36) | 2024.11.23 |